90세 어르신도 쓰는 간편결제: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입문기
90세의 어머니가 마트 계산대 앞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화면을 몇 번 터치하신 뒤, 휴대폰을 단말기에 대자 ‘삑’ 소리와 함께 결제가 완료됐다. 그 순간 어머니는 “야, 이게 다 된 거냐?”며 웃으셨고, 나는 그 장면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어렵다, 앱은 복잡하다, 송금은 실수할까 무섭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던 어르신이 간편결제 앱을 직접 사용하고,
불안보다는 “편하다”는 말을 하셨다는 점에서 이 글을 시작하려 한다.
고령자가 실제로 스마트폰 송금 앱과 간편결제를 사용하는 현실적인 과정을 담은 생활기록이다.
기술이 발전한 만큼 사람 간의 간격도 커지고 있지만, 그 간격을 좁히는 힘은 결국 설명과 반복, 그리고 함께함에서 나온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같은 간편결제 앱은 고령자에게도 더 이상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다만 그 사용법을 ‘어르신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송금 앱? 간편결제? 어르신에게 처음 설명할 때 주의할 점
우리 어머니는 ‘페이’라는 말조차 처음 듣는 단어였다.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토스’, ‘송금 앱’이라는 표현은 마치 외국어처럼 들리기 쉽다.
그래서 고령자에게 처음 간편결제 앱을 소개할 때는 ‘기능 중심’보다 ‘행동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건 카드가 들어간 휴대폰이에요”라고 설명하면, ‘지갑’ 개념과 연결되어 이해가 빠르다.
어르신들은 개념을 기억하기보다 패턴과 순서로 사용법을 체득한다.
그래서 ‘앱을 열고 → 화면을 누르고 → 대기만 하면 끝’이라는 구조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게 가장 좋은 학습 방식이다.
기술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이거 누르고, 그다음에 이거’처럼 시각적 흐름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송금 앱’이라는 말도 ‘돈 보내는 앱’이라는 식으로 풀어서 설명하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처음엔 많이 되묻고, 헷갈려하신다.
하지만 ‘못해서 못 쓰는 게 아니라, 배운 적이 없어서 안 썼던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한다.
삼성페이 실전 등록기 – 자녀가 꼭 도와줘야 하는 3가지 단계
삼성페이는 카드 기반 간편결제 앱으로, 대부분의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기본 지원된다.
우리 어머니는 갤럭시 A 시리즈를 사용하고 계셨고, 이 기종에서도 삼성페이가 작동했다.
자녀로서 삼성페이 등록을 도와드릴 때 꼭 챙겨야 할 3가지가 있다.
첫째, 카드 등록부터 본인 인증까지 자녀가 도와줘야 한다.
카드 번호 입력은 작고 복잡하며, 본인 인증 절차도 어렵게 느껴진다.
이때 자녀 명의 스마트폰으로는 안 되므로, 반드시 어르신 명의 기기에서 등록해야 한다.
둘째, 지문이나 간편비밀번호 중 어르신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손끝 지문이 흐려 인식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땐 4자리 숫자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
실제로 우리 어머니는 지문이 인식되지 않아 자꾸 실패하셨고, 비밀번호 방식으로 바꾸고 나서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셋째, 반복 경험을 통한 학습이 필수다.
한 번 보여드렸다고 익숙해지지 않는다.
실제로 동네 마트에 가서, 몇 번 시연해드리고, 함께 계산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
처음엔 옆에서 설명하고 버튼을 같이 눌러주다가, 어느 순간 “내가 한번 해볼게”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말이 나온 뒤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네이버페이 입문기 – QR 결제도 가능할까?
네이버페이는 QR 기반의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우리 어머니는 온라인으로 선물 결제를 해주는 손주의 말을 듣고 이 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돈은 어디에 들어가 있는 거니?”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결국 본인의 스마트폰에 네이버페이를 설치하게 되었다.
네이버페이는 앱 구성과 흐름이 삼성페이보다 조금 복잡하다.
QR 스캔 → 비밀번호 인증 → 결제 완료까지의 단계가 어르신에게는 낯설 수 있다.
그래서 처음엔 QR을 찍는 흐름 자체를 ‘하나의 행동’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이 화면을 보여주는 게 결제하는 거예요”라는 말이 가장 효과적이다.
네이버페이는 자녀가 선물용 포인트를 보내줄 수도 있어서, 어르신이 직접 입금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쿠팡처럼 복잡한 앱보다, 네이버쇼핑처럼 텍스트 중심 화면이 있는 앱이 훨씬 적응이 빠르다.
우리 어머니는 실제로 편의점에서 네이버페이 QR을 찍고 물을 사보신 경험 이후,
“지갑 없이도 살 수 있다”는 말을 처음으로 하셨다.
그 경험은 ‘기술을 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를 해냈다는 자존감 회복의 순간이었다.
송금 앱과 간편결제를 쉽게 쓰게 해주는 실전 팁
고령자에게 앱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복잡해서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가 앱 자체를 설명하는 것보다, 사용 환경을 간소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 홈화면에 앱을 가장 앞쪽에 배치하고, ‘눌러야 할 것만 보이게’ 만든다.
앱이 많으면 혼란을 느끼시므로, 자주 쓰는 앱은 화면 첫 줄에 고정해주는 것이 좋다. - 지문 대신 숫자 비밀번호 설정 권장.
지문 인식은 실패 시 불안감이 커질 수 있어, 단순하고 반복 가능한 입력 방식이 더 적합하다. - ‘같은 장소에서 같은 흐름으로’ 반복 학습이 중요하다.
마트에서 결제, 편의점에서 결제처럼 반복적인 패턴으로 익히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은 반드시 해줘야 한다.
“틀리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클수록 손이 굳는다.
반복보다 먼저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말 한마디가 더 중요하다.
디지털이 무서운 게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다
“이제 지갑 없어도 되겠다”는 어머니의 말 한마디는 단순한 감탄이 아니었다.
그건 본인이 ‘이제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인의 말이었다.
간편결제 앱, 송금 앱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실버세대는 그 입구조차 닫혀 있던 게 현실이다.
디지털 소외는 기술 때문이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생긴다.
자녀 세대가 조금만 설명하고, 반복해서 함께 해주면 90세 어르신도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사고, 송금하고, 포인트를 쓸 수 있다.
스마트폰은 어렵지만, 설명이 쉬우면 누구나 쓸 수 있다.
간편결제는 결국 ‘신뢰의 반복’이다.
이제는 그 신뢰를 부모님에게도 선물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오늘 이 글을 읽고, 부모님과 함께 송금 앱을 켜보자. 시작은 한 번의 설명으로 충분하다.